김기동 홍명보 페트레스쿠 K리그 사령탑 가치 경쟁
김기동 홍명보 페트레스쿠 K리그 사령탑 가치 경쟁
김기동 포항 스틸러스 감독(52)이 마침내 FC서울 지휘봉을 잡았다.
서울은 14일 “김기동 감독을 제15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상세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계약기간은 3년, 연봉은 국내 최고 수준으로 파악됐다.
안익수 전 감독과 결별한 8월 이후 차기 사령탑 선임작업에 착수하면서 ‘국내 지도자=김기동’이라는
분명한 내부방침을 정한 서울은 꾸준한 구애 끝에 초대형 프로젝트를 성사시켰다.
김 감독은 K리그에서 가장 성공한 지도자 중 한 명이다.
포항 레전드인 그는 2019년 포항 사령탑 부임 첫 해 K리그1 4위를 시작으로 리그 3위 2회(2020·202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2021년)에 이어 올해는 FA컵 우승과 리그 2위를 일궜다.
빡빡한 살림살이에 굴하지 않고 거둔 성과라 훨씬 값졌다.
이렇듯 성공적 커리어를 쓴 김 감독에게 서울이 최고 대우를 보장한 것은 당연했다.
더욱이 그는 상하이 하이강, 우한 싼전(이상 중국) 등의 적극적 러브콜을 받았다.
축구계에 따르면 김 감독은 우승 보너스 등 일부 옵션을 제외하고도 11억 원 선에 계약했다. 포항에선 옵션을 포함해 6억~7억 원 선이었다.
‘10억 원대 연봉’은 상당한 의미를 담고 있다. 선수단 장악을 비롯한 올바른 관계 설정을 위해선 당연히 감독의 몸값이 높아야 유리하다.
선수단 수장을 함부로 대하지 않고 합리적 예우를 하며 힘을 실어주는 팀에선 불필요한 잡음이 일어나지 않는다.
벤치의 리더십이 흔들릴 때면 대개 사건·사고가 발생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클럽들이 감독에게 어지간한 스타플레이어 부럽지 않은 특급 대우를 해주는 이유다.
김 감독이 ‘10억 원대 연봉’을 받게 되면서 K리그 사령탑 몸값 경쟁도 흥미로워졌다.
역대로 K리그1에는 3명의 ‘10억 원대 연봉’ 지도자가 있다. 현직으로는 부임 3년차를 맞은 올해 8월
울산 현대와 3년 계약연장에 합의한 홍명보 감독(54), 6월 전북 현대 지휘봉을 잡은 단 페트레스쿠 감독(56·루마니아)이다.
지난해에 이어 K리그1 2연패를 달성한 홍 감독은 국내 사령탑으로는 최단기간에 연봉 10억 원(총액 30억 원)을 찍었고,
페트레스쿠 감독의 몸값은 100만 달러(약 13억 원) 이상으로 전해진다. 그에 앞서 10억 원을 넘긴 지도자는 ‘전북 왕조’를
구축한 최강희 감독(현 산둥 타이샨)이다. 이제 명성, 실력, 커리어가 맞아떨어지면 K리그 지도자들도 올바른 보상을 받는 시대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