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한국을 못 이길 거라 생각하나 김판곤 감독 이례적 분노
왜 한국을 못 이길 거라 생각하나 김판곤 감독 이례적 분노
PK 실축 벤투의 UAE 이란에 패하고도 16강 진출 성공
“우리가 왜 내일 (한국전을) 경기를 이기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나.”
김판곤 감독이 공식 기자회견에서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말레이시아 취재진의 아시안컵 부진 질문에 꽤 민감하게 반응했다.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말레이시아 대표팀은 25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한국 대표팀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E조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말레이시아 대표팀은 아시안컵 합류 직전 분위기가 좋았다.
김판곤 감독은 2022년 말레이시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그동안 장단점을 분석했고,
수비 지향적인 축구보다 공격 지향적인 축구를 팀에 이식하려고 했다.
대한축구협회 감독선임위원장·부회장직을 역임했을 때 주도적인 축구 철학을 주장했다.
파울로 벤투 감독 선임에도 이 철학이 배경이었다. 주도적인 축구를 팀에 입힌다면, 비록 월드컵에서
언더독이지만 세계적인 팀을 상대로도 우리만의 색깔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늘 경기를 주도해야 하고 능동적으로 해야 한다. 한국에서 벤투 감독과 많이 공감한 부분이다.
강팀을 만나든 약팀을 만나든 같은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어떤 날엔 강 팀과 같은 경기를 할 거라는 생각을 했다.
이 생각을 말레이시아 대표팀에도 똑같이 접목했고, 팀 플레이 스타일이 점점 그렇게 되고 있다.
많이 이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어떤 방식으로 이기느냐가 중요하다. 말레이시아 팬들과 미디어도 많이 지지해주고 있어 감사하다.”
꽤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지만 빠르게 말레이시아 대표팀에 주도적인 색깔을 입혔다.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연승을 포함해 아시안컵 본선 직전 11경기에서 1패만 허용했다.
아시안컵에서도 조직적인 전방 압박과 측면에서 약속된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요르단(0-4 패)과 바레인(0-1 패)에 무득점 2연패를 허용했다.
바레인전은 90분 넘게 0-0 팽팽한 승부였는데 버저비터 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24일 한국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현지 취재진들의 아시안컵 부진 질문이 이어졌다.
김판곤 감독은 “16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좋은 경험을 했다.
이번 대회는 말레이시아 축구 미래에 큰 전환점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시안컵에서 16강에 갔으면 좋았겠지만 북중미 월드컵까지 큰 그림을 보고 준비하고 있다는 걸 강조했다.
하지만 현지 취재진의 부진 답변 요청은 계속됐다. 마지막 질문엔 “우리의 아시안컵 본선 경기는 2007년이 마지막이다.
당시에 1골을 기록했다. 이제 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는 한국전이 유일하다”라고 질문했다.
요르단·바레인에게 득점하지 못했는데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황희찬(울버햄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을 보유한 한국 팀에 골을 넣을 수 있겠냐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질문이었다.
김판곤 감독은 해당 질문에 물러서지 않았다. 질문을 들은 이후 “2007년에 1골이란 기록이 무슨 의미가 있나.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1골, 2골은 중요하지 않다. 왜 우리가 내일 (한국전에서) 이기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나. 결과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아시안컵에서 기록보다 앞으로 나아갈 팀 철학 유지를 강조했다.
김판곤 감독은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 모든 건 준비하는 과정이다. 큰 그림(big picture)이다.
우리는 이런 큰 대회를 느끼고 즐겨야 한다. 강 팀과 대결해 자신감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
월드컵 예선을 보고 달려야 한다. 월드컵 예선에선 한국, 이란, 일본 같은 강 팀을 만나게 된다.
아시안컵에서 강 팀들을 만나 자신감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