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방출 내야수; 최재호 감독이 이끄는 강릉고등학교는 지난 13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0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부산고등학교와의 결승전에서 0-1로 석패했다.
강릉고는 1975년 창단 이후 첫 봉황대기 우승 트로피를 노렸지만 결승전에서 휘문고에 패했던 2019년에 이어 또 다시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하며 아쉽게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이번 대회 강릉고의 실질적인 사령탑은 최재호 감독이 아닌 이창열 수석코치였다.
U-18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지휘봉을 잡고 있는 최 감독이 신일고와의 2회전부터 자리를 비우며 이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전국대회를 지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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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코치는 최 감독과 유선으로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으며 경기 플랜을 공유했고, 신일고전 승리를 시작으로 마산용마고, 장안고, 유신고, 장충고를 차례로 제압,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1991년생인 이 코치는 신일고-건국대를 나와 2014 한화 2차 7라운드 67순위로 프로의 꿈을 이뤘다.
입단과 함께 한화의 내야를 책임질 미래 자원으로 주목받았던 선수였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1군에서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고, 결국 2019시즌을 마치고 방출의 아픔을 겪었다.
1군 통산 성적은 41경기 타율 1할8푼9리(37타수 7안타) 5타점.
이 코치는 프로 은퇴와 함께 2021년 신일고 시절 은사였던 최재호 감독이 이끄는 강릉고 야구부 코치로 부임해 제2의 야구인생을 열었다.
그리고 코치 2년차인 올해 의도치 않게 감독대행을 맡아 지도자로서 잊지 못할 경험을 쌓았다.
이 코치는 “고교 시절부터 난 선수를 롤모델로 두지 않았다.
프로 방출 내야수
내 롤모델은 최 감독님이었다”라며 “신일고 재학 당시 약한 전력을 이끌고 우승하시는 감독님을 보면서 많은 걸 느꼈다.
지금도 제자로서 감독님께 많은 걸 배우려고 한다.
감독님 덕분에 이번 대회에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결승전을 앞두고도 이 코치는 미국에 있는 최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조언을 구했다.
이 코치는 “감독님이 이렇게까지 올라간 거 잘하라고 말씀해주셨다.
침착하게 팀을 이끌어 한 번 잘해보라고 조언을 해주셨다”라며 “우리 팀은 최 감독님 스타일에 따라 학생답게 열심히 뛰는 야구를 한다.
특별한 전략보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면 감독님도 뿌듯하게 보시지 않을까 싶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강릉고는 이 코치의 지휘 아래 야구명문 부산고를 상대로 시종일관 대등한 승부를 펼쳤다.
선발 김백산이 2이닝 무실점으로 물러난 뒤 필승조 조경민이 4⅔이닝 1실점, 육청명이 2⅓이닝 무실점 릴레이 호투를 선보였다.
그러나 상대 선발투수인 원상현의 8⅓이닝 무실점 105구 역투에 타선이 무기력하게 물러났고, 결국 조경민이 5회 헌납한 1점이 결승점이 되고 말았다.
비록 우승은 좌절됐지만 이 코치는 경기 후 젊은 지도자답게 선수들을 일일이 위로하고 격려하는 리더십을 선보였다.
멀리 강릉에서 온 학생, 팬, 학부모, 관계자들도 이 코치와 선수들을 향해 “선수들 덕분에 즐거웠다”라며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
이제 막 지도자 생활에 첫발을 내딛은 이 코치에게 평생 기억에 남을 추억이 하나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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