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 확률 높지는 않다” 박지성 ‘소신 발언’에 담긴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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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인 전력상 16강 확률이 높은 건 아니라고 솔직하게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축구 레전드 박지성(41) 전북 현대 어드바이저의 ‘소신 발언’이었다. 24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진행된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 카타르 2022 트로피 투어 행사장에서다. 차범근(69) 전 국가대표 감독과 함께 한국 축구 레전드 자격으로 행사장에 참석한 그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이번 월드컵 본선 성적을 전망해달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에 앞서 히바우두(50·브라질)나 차범근 전 감독이 각각 월드컵 4강과 8강을 외쳤다는 점에서 박지성의 이같은 전망은 더욱 대조를 이뤘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브라질 우승 멤버이자 FIFA 레전드 자격으로 방한한 히바우두는 “2002년 당시 한국은 4강 쾌거를 이뤘는데, 이번에도 같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범근 전 감독 역시 “꿈은 크게 갖는 게 좋다. 대한민국 대표팀이 8강에 가기를 희망한다”고 기대했다.

월드컵 트로피가 8년 만에 한국에서 공개된 이벤트 자리이자, 본격적인 월드컵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였다는 점에서 박지성의 지극히 현실적인 전망은 다소 의외였다. 16강 진출 가능성 자체를 높지 않다고 솔직하게 밝힌 건 앞선 두 레전드의 희망적인 전망과는 꽤 거리가 있었다.

박지성은 다만 “16강 진출 확률은 솔직히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축구공은 둥글다”고 말했다. 이어 “2002년에도 우리가 4강에 갈 거라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지금부터 어떻게 준비하느냐, 또 얼마나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서 월드컵 성적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드컵 전망에 대한 소신 발언 뒤에 이어진 그의 진짜 메시지였다.

이는 월드컵 4강 신화(2002년)부터 조별리그 탈락(2006년), 그리고 사상 첫 원정 16강(2010년)을 모두 경험했던 레전드로서 벤투호에 던지는 메시지이기도 했다. 세 차례 월드컵을 모두 뛰면서 한국 축구의 월드컵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경험한 그는 월드컵 준비 과정, 특히 지금 시기의 중요성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사실 박지성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외신들도 FIFA 랭킹이나 객관적인 전력 등을 토대로 한국의 16강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박지성은 이러한 현실을 재조명하면서 동시에 남은 기간 더욱 철저한 월드컵 준비를 대표팀과 후배들에게 당부한 것이다. 16강 진출 확률을 높이기 위해선 결국 남은 기간 부단한 노력이 중요하다는, 세 차례 월드컵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그의 메시지였다.

이러한 선수들의 노력에, 국민들의 간절한 응원이 더해진 뒤에야 박지성은 벤투호가 16강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월드컵은 선수들이 갖는 무게감도, 압박감도 남다르다”면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모두가 같은 꿈을 가지고 응원한다면 대표팀이 소망하는 16강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월드컵 최종 성적은 지켜봐야 한다”고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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