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만에 金 쐈던 임창우가 후배들에게 탄탄대로는 없어
28년 만에 金 쐈던 임창우가 후배들에게 탄탄대로는 없어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오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회 3연패에 도전한다.
금메달을 바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나 연패를 시작하기까지는 쉽지 않았다.
한국은 1986 서울 아시안게임 금메달 이후 번번이 대회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2002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이후 펼쳐졌던 부산 아시안게임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침묵 기간은 훌쩍 20년을 넘어 30년을 향했다.
염원하던 금메달을 다시 품은 건 2014 인천 대회였다.
당시 故 이광종 감독이 이끌었던 한국은 결승전에서 남북 대결을 펼쳤다. 경기는 연장전까지 팽팽한 0의 흐름이 계속됐다.
승부차기가 떠오를 연장 후반 추가시간 임창우(31·제주유나이티드)가 극적인 결승 골을 터뜨렸다.
28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이었다.
임창우는 “28년간 금메달이 없었고 안방에서 하는 대회였기에 부담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라면서
“팀 내부에선 경기에만 집중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3연패에 도전하는 현재 선수단의 부담감도 클 것”이라면서도
“요즘 선수들은 실력을 떠나 정신적으로는 당돌하고 더 발전했기에 큰 걱정은 안 한다”라고 말했다.
흔치 않은 북한과의 결승전은 여러모로 까다로웠다.
임창우는 “아무래도 상대와도 말이 통하기에 동료들과 전술적인 이야기는 조심히 했다”며
“신경전을 펼칠 때도 서로 말을 알아듣다 보니 감정이 더 격해지고 얼굴을 붉혔다. 기분이 참 묘했다”라고 웃었다.
북한전 임창우의 결승 골은 집중력의 결과였다.
당시 몇몇 한국 선수는 이용재(32·전남드래곤즈)의 첫 터치 후 공이 이미 골라인을 넘었다고 주장했다.
문전에 있던 북한 수비수는 손으로 공을 건드리기도 했다.
주심의 휘슬이 불리지 않은 상황에서 임창우가 오른발로 확실히 골망을 출렁였다.
임창우는 “내가 서 있던 자리에선 공이 골라인을 넘었는지 잘 안 보여서 기다렸다”며
“신기하게 내 앞으로 공이 왔고 그 순간 시간이 천천히 간다고 느껴졌다. 운이 좋았다”라고 떠올렸다.
그는 “아시안게임은 큰 대회도 심판 성향, 비디오 판독(VAR) 시행 여부도 명확하지 않다”라며
“오프사이드, 반칙 상황 등 판정에 신경 쓰지 말고 끝까지 플레이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결승전 결승 골의 주인공이지만 임창우가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부분은 따로 있다.
바로 7경기 전승 무실점 우승이다. 그는 “밀집 수비를 펼치는 상대가 많다 보니 실점 부담감이 다른 때보다 더 크다”
라며 “당시 수비진이 경험도 많았고 안정감이 있어서 값진 기록을 세웠다”라고 말했다.
임창우는 금메달이 당연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걸 경계했다.
그는 “돌아보면 매번 고비가 있었다”라며 “우린 결승전이 고비였고 지난 대회는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이 고비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도 무조건 한 번의 고비가 올 것이다”라며 “언제나 탄탄대로는 없으니 슬기롭게 이겨낸다면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임창우는 “아시안게임은 다른 특성이 있는 대회”라며
“우리도 그랬지만 선수들끼리 대화를 많이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가 한마디씩 하면서 공유하면 응집력이 생긴다”며 “이런 대화가 선수단을 똘똘 뭉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 백승호(26·전북현대) 등이 나서는 황선홍호는 내달 19일 쿠웨이트전을 시작으로 대회 3연패를 향해 전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