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이민성 김은중 K리그1에서 적으로 만난다
김학범 이민성 김은중 K리그1에서 적으로 만난다
어제의 ‘동지’가 이제 ‘적’으로 만난다.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합작했던 김학범-이민성-김은중 감독이 나란히 K리그1 무대에서 격돌한다.
셋은 2018년 3월부터 인연을 이어갔다. 김학범 감독이 U-23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며, 이민성 수석코치, 김은중 코치 체제로 코칭스태프를 꾸렸다.
김 감독과 이 코치는 강원 시절부터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셋은 발군의 호흡을 과시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U-23 챔피언십 우승을 일궈냈다.
2020년 12월, 이민성 감독이 대전하나시티즌 지휘봉을 잡으며 먼저 프로 무대에 발을 들였다.
김은중 코치가 수석코치로 올라섰다. 이후에도 연은 계속됐다. 김학범 감독은 대전 경기를 자주 관전하며 힘을 실어줬다.
이민성 감독은 U-23 대표팀이 해산되고 난 후 김은중 코치에게 대전 수석코치직을 제의하기도 했다.
김은중 코치가 U-20 대표팀 감독직에 오르자, 김학범 감독이 다시 한번 나섰다.
지난 U-20 월드컵을 앞두고 김은중호는 브라질서 전지훈련을 했는데, 이때 장소를 알아봐주고 직접 연결까지 시켜준게 김학범 감독이었다.
김은중 감독은 “브라질에서 최고의 훈련을 했다”며 김학범 감독은 U-20 월드컵 4강 신화의 숨은 공신으로 꼽았다.
이민성 감독이 대전에서 승격과 잔류를 이끌어내며 성과를 내는 동안, 김학범 감독과 김은중 감독은 야인으로 지냈다.
두 감독은 K리그 팀에 공석이 생길 때마다 물망에 올랐지만, 막상 결정이 난 것은 없었다.
이 감독은 그때마다 “둘은 어디서든 모셔갈 것”이라고 응원했다.
김학범 감독이 먼저 자리를 잡았다. 올 시즌 9위에 머물며 가까스로 잔류한 제주 유나이티드가 승부수로 김학범 감독을 택했다.
야인 생활 동안 콜롬비아 등 남미를 오가며 축구공부를 이어가던 김학범 감독은 “감독은 화가이자 의사여야 한다.
큰 그림을 그릴줄 알아야 하고, 어디가 아픈지 진단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이미 제주에 대한 진단을 마쳤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김은중 감독이 김도균 감독이 서울 이랜드로 떠난 수원FC의 감독직에 올랐다.
<스포츠조선 20일 단독보도> 김은중 감독은 그 어느 때보다 감독 이동이 많았던 올 겨울 가장 많이 거론된 이름 중 하나다.
K리그 TSG 활동, 유럽 연수 등으로 시간을 보낸 김은중 감독은 육성과 성적, 두마리 토끼를 노리는 수원FC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 과정에서도 김은중 감독에게 가장 먼저 축하와 조언을 건낸 이들도 김학범 감독과 이민성 감독이었다.
김은중 감독은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지만, 내 역할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있다”며 “내게도 새 도전인 만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같은 배를 탔던 코칭스태프가 모두 K리그 감독직에 오른 것은 이례적이다.
끈끈함으로 맺어진, 하지만 저마다 색깔은 다른, 세 감독의 지략 대결은 2024시즌 K리그1을 지켜보는 재미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