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공개하지 못한 염기훈의 진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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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공개하지 못한 염기훈의 진심 인터뷰

끝내 공개하지 못한 염기훈의 진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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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경기도 화성의 수원삼성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염기훈 당시 수원 감독의 표정은 밝았다.

수원은 4월에 4승 1무로 무패행진을 했고, 리그 1위 경쟁에 뛰어든 상태였다. 인터뷰 내내 염 전 감독의 입에서는 희망찬 말들이 나왔다.

이 인터뷰가 원래 구상대로 공개되는 일은 없었다. 인터뷰 이후 거짓말처럼 수원은 5연패를 당했다.

지난 25일 서울이랜드와 경기에서 1-3 역전패를 당한 후에는 수원 팬들이 버스 막기를 감행했다.

염 전 감독은 박경훈 단장과 이야기를 나눈 뒤, 주차장 입구까지 걸어올라와 팬들 앞에서 자진 사임을 선언했다. 이 모든 변화가 5월이 끝나기도 전에 벌어졌다.

의심을 믿음으로 바꾸는 데 실패했다. 염 감독은 정식 감독 선임 후 팬들의 무수한 비판을 받았다.

승격이 절실한 구단 상황만 놓고 봤을 때는 선뜻 지휘봉을 잡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정식 감독을 수락한 것은 감독 대행을 하는 동안 선수들이 긍정적으로 바뀌는 모습을 봤기 때문이었다.

변화하는 수원 선수들과 같이 계속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큰 고민 없이 정식 감독을 맡았다.

호기롭게 K리그2에 도전장을 내민 염 감독은 4월 최고 감독으로 선정되던 당시에만 해도 감독으로서 많은 걸 깨달았다며 자신감을 밝힐 만했다.

당시 발언 일부만 옮겨보면 “경험이 없기 때문에 변화를 과감하게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코칭스태프와 영상을 보고, 선수들 얘기를 들으며 게임모델을 바꾸지 않는 선에서 전방압박을 줄이는 등 디테일에 변화를 주는 융통성을 깨달았다”고 했다.

경험부족이 오히려 우승경쟁의 원동력이라는 말이었다.

인터뷰 이후 패배가 쌓이면서 공개 시점을 늦췄다. 축구인의 인터뷰는 결과에 따라 곡해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아무리 거만한 발언이어도 승리가 쌓이면 실력으로 인정받고, 겸손한 태도도 패배가 거듭되면 소위 ‘밑밥 깔기’로 격하된다.

그런데 4월 실적을 감안할 때 한두 경기에서 끝날 줄 알았던 수원의 연패가 어느새 사임으로 이어졌다.

염 감독은 인터뷰 내내 팬들의 대한 사랑과 감사를 보였는데, 그의 말을 그대로 전할 기회도 연패에 쓸려갔다.

무패행진 비결에 대해서도 “벌써 세 경기째 극장골을 넣어 승점 7점을 벌었다.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은 건 팬들 응원 덕분”이라며 감사를 전했을 정도였다. 수원 서포터들의 원정석 매진이 화제를 모으던 시기다.

사실 염 전 감독은 정식 감독 부임이 팬들을 등돌리게 만드는 일임을 알았다.

인터뷰 말미에 감사하다는 말보다 죄송하다는 말을 더 많이 했는데, 그 이유에 대해 “팬들이 생각하는 선택을 하지 못해 죄송스럽다”며

정식 감독과 관련해 터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상황 또한 죄송스럽다며 사정이 있다는 걸 내비쳤다.

시간이 나면 서포터즈 간담회를 하겠다고 했지만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염 감독은 그 대신 경기장에서 결과로 보답하는 길을 선택했다.

만약 승격할 만한 경기력을 계속 보여줬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정식 감독 선택과 전후 사정을 설명할 기회가 마련됐을 것이다.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도 그런 기대가 담겨 있었다. 그러나 진심을 전할 기회가 오기도 전에 짧았던 수원 감독 생활이 먼저 끝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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