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이동경의 꿈 우승 억제기가 아닌 제조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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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이동경의 꿈 우승 억제기가 아닌 제조기로

돌아온 이동경의 꿈 우승 억제기가 아닌 제조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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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팀 울산 현대로 돌아온 미드필더 이동경(27)은 클럽하우스의 한 곳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로비 한복판에 마련된 전시대에는 금빛으로 번쩍이는 새 우승컵이 놓여 있었다.

이동경이 울산에서 뛸 때만 해도 ‘For The Next’라는 문구와 함께 비어있던 자리가 17년 만에 들어올린 2022 K리그1 우승컵으로 채워졌다.

이동경은 지난달 29일 기자와 만나 “내가 사랑하는 친정팀 울산은 독일로 떠나기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우승컵이 하나 생겼을 뿐”이라며 “이번엔 내가 직접 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동경은 2022년 1월 독일 분데스리가 2부 샬케04로 임대 이적했다가 한자 로스토크를 거쳐 최근 울산으로 복귀했다.

축구대표팀에서 각광받는 미드필더였던 이동경은 샬케 이적 한 달 만에 발등뼈 골절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그는 국방의 의무까지 겹치면서 별 다른 소득없이 돌아와야 했다.

그랬던 이동경이 정작 우승컵에 더 아쉬움을 내비친 것은 매년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던 설움이 원인이다.

2018년 울산에 입단한 그는 우승컵이 하나도 없다

울산이 지난해 K리그1에서 우승하기 전까지 선두를 달리다 2위로 밀려나는 일을 반복한 것은 유명한 일이다.

대한축구협회(FA)컵은 마지막 우승이 그의 입단 직전이었다.

심지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는 그가 부상으로 귀국길에 오른 뒤 우승이 확정됐다.

그를 싫어하는 일부 팬들 사이에선 ‘우승 억제기’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이동경은 “내가 뛸 때는 준우승만 했던 K리그1에서 우승이 나오니 주변에선 ‘억울하지 않느냐?’고 묻는 이들도 있었다.

울산이 우승을 확정짓는 날 로스토크의 라커룸에서 경기를 준비하며 지켜볼 정도로 기뻤다. 그저 내가 현장에 없다는 게 아쉬웠다”고 떠올렸다.

이동경을 위로하는 것은 올해 울산이 다시 한 번 K리그1 우승컵을 들어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울산은 20경기를 치른 현재 2위 포항 스틸러스에 승점 13점차 앞선 선두를 질주하고 있어 이변이 없는 이상 2연패가 유력하다.

이동경은 “중간에 들어온 내가 피해만 끼치지 않는다면 올해는 정말 우승할 것 같다”고 웃었다.

내년 국군체육부대(김천 상무) 입대를 준비하고 있는 이동경은 한 발 나아가 ACL도 욕심내고 있다.

그는 “상무 일정을 고려하면 내년 여름쯤 입대가 가능할 것 같다. 이대로라면 ACL도 우승에 도전할 여유가 있다.

우승 억제기라는 징크스를 깨고, 우승 제조기로 불릴 기회”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동경은 아쉬움을 남기고 돌아온 독일에서 쌓은 경험이 우승에 힘을 보탤 것이라 믿는다.

원래 그는 공을 예쁘게 차는 ‘기술자’였지만 독일에선 풍부한 활동량과 몸싸움까지 능숙한 전천후 미드필더로 성장했다.

이역만리에서 외국인 선수로 뛰면서 생긴 절실한 마음가짐도 빼놓을 수 없다.

이동경은 “독일에선 나도 용병이었다. 축구 선수로 내가 살아남으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지 배웠다”면서 “K리그1에서 독일 2부의 거칠고 빠른 축구를 잘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동경은 이제 복귀전을 손꼽아 기다린다. 최근 프로축구연맹에 선수 등록을 마친 그는 엄원상이 부상으로 이탈한 오른쪽 날개에서 출전 기회를 잡을 전망이다.

이동경은 “(엄)원상이 만큼 빠른 선수는 아니지만 측면 수비수와 함께 공격을 잘 풀어갈 자신이 있다.

홍명보 감독님에게 먼저 인정받은 뒤 태극마크에도 다시 도전하고 싶다. 이동경이 어떤 선수인지 다시 보여드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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