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주전발탁 : 많은 이가 기다리던 이강인(마요르카)의 대표팀 발탁. 하지만 주전은 힘들다. 조커로 보여줘야 한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파울루 벤투 감독은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9월 A매치에 나설 26명의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태극전사 26인은 오는 9월 23일 국내에서 코스타리카(고양종합), 27일 카메룬(서울상암)과 최종 모의고사를 치른다.
이번에 발표된 대표팀 명단에서 최고의 화젯거리는 역시 이강인이었다.
지난 2019년 3월 첫 발탁 이후 이강인은 벤투 체제에서 여러 차례 부름을 받았다.
하지만 뛰지 못했다. 출전해도 경기 막판 또는 최약체로 평가 받는 팀과의 맞대결에 선발로 나선 게 다였다. 지난해 3월 한일전에선 황당하게도 원톱으로 나섰고 0-3 완패를 경험하며 희생양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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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소속팀에서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이강인은 벤투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하지만 이제 달라졌다.
이강인은 쿠보 타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가 떠난 마요르카에서 주전 자리를 꿰찼고 1골 3도움을 기록하며 올 시즌 라리가 도움 1위에 올라있다.
하비에르 아기레 마요르카 감독이 ‘프리롤’을 맡기자 이강인은 날개를 달았다.
스페인 현지에서도 이강인이 대표팀에 뽑히지 못하는 것에 대해 의문 부호를 던지면서 벤투는 결국 자신의 고집을 꺾고 이강인을 발탁했다.
이강인 소속팀에서의 활약도와 팀 색깔에 맞는 선수를 발탁한다는 자신의 기준에 부합하자 무시할 수 없었던 거다.
이강인은 1년 6개월 만에 A대표팀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강인에겐 카타르행 비행기를 탈 수 있는 동아줄을 가까스로 잡았다.
물론 지금 발탁됐다고 해서 무조건 카타르로 갈 수 있는 건 아니다.
국내에서 열리는 두 차례 평가전 이후 확정되는 최종 명단에 포함되어야 한다.
그러면 코스타리카, 카메룬전에서 무조건 보여줘야 한다. 여기서 부진한다면 이강인의 월드컵 무대는 다음으로 미뤄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과연 벤투가 두 차례 평가전에서 이강인을 주전으로 활용할 정도로 기회를 줄까. 예상 답변은 ‘아니오’다.
벤투는 본인의 스타일이 확고한 감독이다. 가끔 이해하기 힘들 정도의 카드를 꺼내들기는 하지만 보통 주전 선수들이 정해져 있다.
월드컵 주전발탁
포백을 활용하는 대표팀에서 이강인의 적합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다.
그런데 이 자리엔 황인범(올림피아코스), 이재성(마인츠)이 버티고 있다.
황인범이야 ‘벤투의 황태자’로 불릴 정도로 굳건한 신뢰를 받고 있고 이재성 역시 소속팀에서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기에 벤투로서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카드다.
측면으로 눈을 돌려도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이 있다.
월드컵이 두 달 정도 남은 이 시점에서 자신의 철학이 확고한 벤투가 황인범, 이재성 대신 이강인을 선택할 가능성은 0에 가깝다.
결국 이강인은 ‘조커’로 나와 한 방을 보여줘야 한다.
최근 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전에서 날카로운 킥으로 베다트 무리키의 선제골을 도왔던 것처럼 대표팀에서 자신의 장기인 정확한 킥력을 살려 벤투에게 자신의 한 방을 증명할 수밖에 없다.
이강인이 그 ‘한 방’을 보여준다면 대표팀의 공격 옵션도 추가된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세트피스 키커는 손흥민이 대부분 담당했는데 이강인의 한 방이 터져준다면 손흥민을 좀 더 자유롭게 활용이 가능하다.
이강인이 어떻게 해주느냐에 따라 대표팀의 공격 옵션에도 변화가 있는 것이다.
팬들은 당장 이강인과 손흥민이 함께 선발로 나와 원투를 주고 받는 모습을 원하겠지만 벤투 성향상 그럴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조커’ 이강인은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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